“사춘기네.” 샌드위치를 크게 베어 먹은 순종이 불분명한 발음으로 말했다. 딱히 먹을 것이 당기지는 않아 탄산수만 추가로 주문한 서정원은 노트북에서 눈을 떼고 순종을 바라보았다. “나도 그 생각을 하긴 했는데, 요즘 애들 사춘기는 좀 더 빨리 오지 않나. 초등학교 고학년 때나 중학교 들어갈 때쯤?” “사람마다 달라. 내 사촌 동생은 진짜 사춘기 안 오고 애...
먹음직스러운 토스트를 보면서도 연준은 평소와 다르게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지난밤 제가 서정원을 떠올리며 무슨 짓을 했는지 너무나도 선명히 기억이 나는 이유였다. 그저 속옷 위로 어설프게 매만진 게 전부지만, 그걸 행했다는 이유 하나로도 서정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여전히 다정하고, 저를 신경 쓰고, 챙겨 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죄...
날은 말끔히 개었지만, 연준의 마음은 갤 줄을 몰랐다. 주룩주룩 비라도 쏟아지면 차라리 시원할 텐데 비도 오지 않고 그저 애매한 상태로 흐려 자꾸만 연준을 시무룩하게 만들었다. “아…!” 갑자기 뺨에 닿는 차가움에 깜짝 놀란 연준이 고개를 돌렸다. 아이스크림을 든 채 웃은 해민이 연준에게 쭈쭈바를 내밀었다. “요즘 왜 그래?” “…응?” “기분 별로잖아. ...
안녕하세요! 클레어입니다💖 <격정 멜로>가 열 권이 되어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소설을 주로 올리다가 아주 오랜만에 후기를 올리려니 뭔가 어색하네요. 하지만 오메가버스 버전을 지우고 텅 빈 느낌이 나는 포타에 뭐라도 올리고픈 마음, 그리고 간만에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고픈 마음을 앞세워 적어 보겠습니다. 사실 정말로 열 권이 될...
같은 학교를 다니는데도 워낙 서로 바빠 자주 볼 시간이 없어 사흘 만에 겨우 서정원을 찾아온 순종이 얼른 햄버거 포장지를 벗겼다. 그리고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넌 안 먹어?” “연준이랑 같이 저녁 먹기로 했어. 넌 뭔 저녁을 이렇게 빨리 먹어.” “점심을 못 먹었어. 아, 아들은 잘 지내?” “응.” “아들은 뭐 중2병 그런 거 없어?” “없어. 우...
깜빡깜빡…. 어두운 방 안에서 잠이 묻지 않은 눈을 깜빡인 연준이 뒤척였다. 침대에 누워 자는 것은 처음이라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또 새로운 방에서 혼자 잠을 청하려니 조금 무서운 마음도 들었다.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저는 다시 고모 집에 있고,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이 모든 행복이 전부 다 꿈이었다는 걸 알게 될 것만 같은 두려움에 잠이 잘 오지...
고개를 숙이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엄하고 늘 뾰족한 모서리를 가지고 있는 부모님은 먼저 숙이고 들어오는 서정원에게 그 어떤 큰소리도 내지 않았다. 늘 어긋나는 모습을 보이던 것과 사뭇 다른 태도가 꽤 마음에 든 이유였다. 순종의 말대로 서정원은 한국대 입학, 그것도 아버지가 원하는 과에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겠다는 것을 앞세웠다. 대신 혼자 살며 누...
오래되어 가로등이 거의 다 고장이 나고, 또 인적까지 드문 골목을 지나 조금 더 걷던 연준이 멈췄다. 서정원은 저를 올려다보는 연준에게로 시선을 부드럽게 떨어뜨렸다. “여기야?” “네에….” “이렇게 어둡고 무서운데 매일 혼자 집에 간 거야? 안 무서웠어?” “…무서웠어요….” 솔직히 저도 어디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등줄기가 다 서늘한데 이 어린애한테는...
창밖을 바라보는 서정원을 보던 순종이 얼굴 앞으로 손으로 휘휘 저었다. 요즘 서정원은 학교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전에는 차라리 20교시까지 해서 집에 안 갔으면 좋겠다는 끔찍한 소리를 잘도 하더니만, 요즘은 종례를 하자마자 교실을 뛰쳐나가기 바빴다. “너 누구 생겼지.” “생기긴 뭐가 생겨.” “아니라고?” “어.” “아닌데 학교 끝나...
“오늘 나랑 같이 자자.” “…….” “집에 가지 마, 지원아.” 같이 자자는 말도, 집에 가지 말라는 말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은데 역시 가장 떨리는 건 그 말 뒤에 제법 자연스럽게 따라 붙는 지원이라는 제 이름이었다. 윤지원은 이태준의 목을 더 꼬옥 끌어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태준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그 자체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한 번도, 정말...
“…으응….” 짧게 하는 것은 괜찮지만, 키스가 길어지니 어깨 위에서 혀를 문지르는 게 쉽지 않았다. 이태준은 흐르는 물을 대충 손으로 눌러 잠그고는 윤지원의 몸을 돌려 세웠다. 똑같이 몸을 숙여서 키스해도 마주 보고 하는 게 훨씬 더 키스하기 좋았다. 입 안 깊은 곳까지 들어가기도 쉽고, 완전히 입술을 겹치기도 좋았다. 그대로 윤지원의 허리를 안아 올린 ...
클리셰 클 씨 @dearmycl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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